제주도민들의 직업훈련을 이끌어온 역사 깊은 교육의 장

한국폴리텍Ⅰ대학 제주캠퍼스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1975년 7월에 설립된 농민교육원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직업훈련기본법을 근거로 설립되었던 농민교육원은, 1976년 8월 10일 농민직업훈련과를 신설하면서 본격적인 농민기능교육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농민교육원에 설치된 전기공과, 농기계정비공과에서 6개월 과정의 훈련을 통해 기본적인 기능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후 1978년 9월 1일 농민교육원은 건축목공과와 미장공과를 증설하고, 1982년 3월 1일에는 제주도농민교육원으로 흡수되면서 전기공과, 건축목공과, 농기계정비공과로 공과를 재편했다. 여러 번 명칭이 변경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제주도민의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역할은 꾸준히 이어졌다.

1987년 7월 1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전국 각 도에서 운영하는 농민교육원 중 경남과 전남을 제외한 7개 도 농민교육원의 직업훈련기능과 시설을 인수하면서 제주도농민교육원 또한 제주직업훈련원으로 새로이 인수 전환하여 지역 특성에 걸맞은 직업훈련원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직업훈련원으로 전환한 후 1988년부터 교육과정을 1년으로 연장하고 기능사 2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하여 학생들의 산업사회 진출을 돕는 교두보를 열었고, 1990년에는 제주시 아라동으로 캠퍼스를 신축 이전하여 보다 많은 훈련생과 실습 장비를 포용할 준비를 시작했다. 1991년에는 사무자동화과를 증설하여 직업훈련을 원하는 학생들을 더욱 많이 맞아들였다.

제주직업훈련원의 원훈(院訓)은 ‘선(先)인간 후(後)기능’이었다. 교사들은 정규 수업시간 외에도 언행을 조심하는 솔선수범을 실천하여 훈련생들이 자연스럽게 예절을 배울 수 있도록 했으며, 맨손체조나 축구·배구·탁구와 같은 다양한 운동을 통해 원생들의 심신을 단련하는 장을 마련하였다. 매년 개최한 체육대회를 통해 교사와 졸업생·재학생이 한데 어울려 신체 단련의 결과를 확인하고 두터운 결속을 유지하였으며, 1993년에는 교직원 친목 도모를 위한 제주직업훈련원 테니스 동우회를 결성하였다.

본격적인 직업훈련의 결실을 맺기 시작한 제주직업전문학교

1994년, 제주직업훈련원은 제주직업전문학교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후 1998년에는 지역밀착 교육훈련을 강화하기로 하고 일어·영어 관광 통역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IMF 외환위기로 인한 대량 실업 문제가 터지면서 제주직업훈련원은 이에 대응하는 실업자 교육을 실시했다. 실업자 교육은 실직자들의 취업에 큰 도움이 되어 수료자 중 94.3%가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는 전국 19개 직업전문학교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수치였다. 또한 무직·비진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훈련, 재직근로자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위탁훈련, 해고방지를 위한 고용유지훈련을 전액 국가부담으로 실시하여 사회적 문제가 된 취업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경기 침체에 이은 취업난으로 인해 신입생 경쟁률은 날로 높아지고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도 제주직업전문학교에 신입생으로 지원하는 상황에서, 제주직업전문학교는 매해 100%에 가까운 취업률로 학생들의 노력에 보답했다. 특히 교육생 대다수가 평균 2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여 경쟁력을 갖춘 만큼, 제주도를 비롯한 서울·경기·부산 등의 기업에서 구인을 요청해온 인원만도 219명에 달하는 등 모셔가기 경쟁이 치열해졌다.

2002년 5월에는 지역민들의 새로운 직업훈련의 요람이 된 전문훈련시설 ‘능력개발센터’를 개관했다. 지상 2층, 연면적 390평 규모의 능력개발센터는 세미나실·강의실·어학실·컴퓨터실·다용도실습실·정보자료실 등을 마련하고 첨단장비를 갖추어 수준 높은 직업교육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동안 고교 위탁생과 고졸자, 전문대졸·대졸자와 실직자를 중심으로 한 기능훈련교육을 실시했지만, 능력개발센터 개관을 계기로 도내 기업 재직자와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 생산성 제고 교육훈련과 다양한 자기계발 교육이 가능해졌다. 특히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맞춰 전문어학·컴퓨터·IT교육 등 첨단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7월 7일, 제주직업전문학교가 능력개발센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위탁교육 및 행정서비스가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이 인증 획득을 통해 제주도 관내 기업 재직근로자의 직무능력 향상과 친절서비스 교육 등 제주국제자유화도시에 부응하는 수요자 중심의 차원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역민과 함께 하는 열린 평생교육기관의 기반을 구축할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명실상부한 직업교육훈련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한 것이 ISO9001 인증 획득의 가장 큰 의의를 남겼다.

직업훈련의 영역을 한층 넓혀나가는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2006년 3월, 노동부의 주도로 기존의 기능대학과 직업전문학교를 통합하는 국책 특수대학 한국폴리텍대학이 출범하게 되면서 제주직업전문학교는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로 개편하였다. 청년층 취업난은 날로 가속화되고 대졸 미취업자들이 길을 헤매는 시기였기에, 2008년에는 이미 제주캠퍼스의 정원 180명 중 대졸 고학력 미취업 입학자의 비중이 43%에 이를 정도였다. 제주캠퍼스는 제주도 유일의 공공직업교육훈련기관으로서 1년 과정의 컴퓨터응용기계, 전기제어, 전자통신, 자동차정비, 산업디자인학과를 운영하고, 철저한 현장 중심 맞춤훈련과 함께 고가의 현장 생산장비를 활용한 70%의 현장실습을 의무적으로 실행하여 190%의 국가기술자격취득률과 함께 평균 취업희망자의 90% 이상이 기술능력을 검증받아 우수업체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로도 제주캠퍼스는 제주도의 고용환경을 고려하면서 지역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교육청-폴리텍대학-언론 공동 캠페인 실시, 산업학사학위과정 설치 및 대학 특성화 전략 수립, 지역고용포럼 구성 등을 추진하여 청년실업 해소와 고액연봉 근로자 양성에 힘을 써나갔다. 한편 50세 이상 실업자들에게도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캠퍼스는 2009년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과정을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3개월 과정으로 50세 이상 실직자에게 일정 기간 직무훈련 및 현장연수를 제공하여 직업능력 개발 및 재취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2015년 3월 12일, 제주캠퍼스 지역대학장에 노정진 학장이 임명되면서 1968년 공공직업교육이 시작된 이래 최초로 내부 교수 출신의 여성 지역대학장이 탄생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2005년부터 교육연수팀을 운영하여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교수 전공역량연수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여성리더 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국제협력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등 교직원들의 다양한 직무역량 강화에 기여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수로 나아가는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2017년 제주캠퍼스는 실무형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는 2년제 학위과정을 신설했다. 신설된 과정은 디지털콘텐츠 분야에 특성화된 융합디자인학과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은 촉망한 학과이다. 학생들은 융합디자인학과에서 디자인과 디지털콘텐츠를 융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디자인·제작하는 방법,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방법,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문화관광·스마트앱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 거기에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기반 기술을 접목한 ICT 융합 디자인 기술을 배울 수 있어 문화관광콘텐츠, 정보기술분야, 여행서비스, 애니메이션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리하게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학과이다.

2017년에는 컴퓨터응용기계과를 미래성장동력 학과로 개편을 단행하고 열에너지 관련 전문기술학과인 그린에너지설비학과를 신설했다. 관광업이 주를 이루는 제주도의 관광산업 활성을 위해서는 청정 자연환경을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보고 제주특별자치도는 ‘Carbon Free Island 2030’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호텔·리조트 등 대형 숙박시설에서 에너지 관련 자격요건을 갖춘 기술인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거기에 한국중부발전 제주화력발전소가 2016년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착공하고, 한국가스공사가 제주시 애월항에 LNG인수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만큼 LNG 관련 민간 기업의 기술인력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 파악했다. 그런 만큼 제주의 관광·기술 분야 환경변화에 부응하는 그린에너지설비학과의 설치 필요성은 적기에 다다른 셈이다. 그린에너지설비학과는 빌딩에너지관리(BEMS), 열에너지측정·진단 등의 이론 교과와 배관공작, 보일러·냉동·공기조화 등의 실기 교과를 갖추었으며, 재직근로자를 위한 냉동공조설비·특수용접과정 단기 향상훈련도 실시했다. 이러한 계속된 쇄신과 노력 덕분에 제주캠퍼스는 전국 34개 캠퍼스 중 2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했다.

산업체와 연계한 프로젝트 기반의 Learning Factory 학사시스템인 현장 실무형 학사제도, 교수 1인당 10개 정도의 강소기업을 전담 관리하여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 교육훈련을 실시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를 마련한 교수 기업전담제, 교수들이 학생들을 소수정예로 지도하는 소그룹 지도교수제가 큰 역할을 했다.

2020년 10월 23일, 제주캠퍼스는 창의융합교육센터에서 러닝팩토리 개관식을 개최했다. 러닝팩토리는 제품 설계부터 디자인, 가공, 시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도록 교육훈련 장비를 배치한 전 공정 통합실습장으로, 소방실습실과 3D프린터 제작실, 아이디어 개발 및 설계실 등 6개 실습실과 35종 112점의 장비를 갖추고 모든 학생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학과 간 벽을 허문 융합기술 교육시스템이다. 제주캠퍼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러닝팩토리를 개방형 창의·융합 창작소로 성장시키고, 실제 산업현장을 기반으로 한 학습환경을 구축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도내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체험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제주도민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실습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캠퍼스의 학생들은 1988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꾸준히 수상했다. 5개 직종(그래픽디자인, 미장, 옥내배선, 웹디자인 및 개발, 자동차정비)에서 역대 5개의 금메달, 5개의 은메달, 6개의 동메달을 따낸 제주캠퍼스는 2021년 제주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도 1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획득했다. 1988년과 1990년 대회에서는 미장, 옥내배선, 자동차정비직종에서 입상했고, 2017년부터는 매년 그래픽디자인, 웹디자인 및 개발직종에서 꾸준히 입상하고 있다. 시대 변화의 흐름과 제주 전략산업에 맞게 교육하여 우수 기술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의 노력은 빛나는 수상 이력과 함께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내 유일의 국책기술대학으로서 1987년 개교 이래 34년의 직업교육훈련 역사를 갖는 제주캠퍼스는 시대 변화 흐름과 제주 전략산업에 맞게 학과를 개편·운영하여 우수 기술인력 앙성에 힘쓰고 있다. 학력·스펙이 아닌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실무 중심의 기술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청년, 경력단절 여성, 중장년층, 그리고 재직근로자에게 기술교육과 취업 지원을 하여 고용안정은 물론 기업 및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